이번호 보기  |   지난호 보기  |   웰빙음식  |   좋은 글  |   음반/서적  |   울림이 있는 이야기  |   배경화면
만불사 홈 > 붓다의 메아리 음반/서적
   대주선사어록 강설집의 총결판 [불교도서] 2013-05-27 / 3697  

 

첫 장면은 마조도일 선사와의 만남으로 시작한다.

여느 수행자들처럼 깨달음의 길을 묻는 대주 스님을 마조 선사는 이렇게 호통 친다.

“제 집의 보장은 돌아보지 않고 내돌아다니면서 무얼 하려느냐?(自家寶藏不顧 抛家散走作什?)”대주 스님은 그 언하(言下)에 깨닫는다. 부처님이 연꽃 한 송이를 들자 가섭 존자가 미소를 지은 경지, 가히 목격이도존(目擊而道存)의 경지가 펼쳐진 것이다.  《대주선사어록》의 곳곳에서 번득이는 선기(禪機)와 함께 과연 깨달음은 무엇이며 어떻게 도달할 수 있는가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대주선사어록》은 불교계 큰스님이라면 누구라도 눈여겨 볼만한 주요 텍스트이다. 때문에 이미 여러 분의 큰스님들이 해설 또는 주석을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다시 세상을 향해 나오는 《대주선사어록》은 우리 시대 선문(禪門)의 적통(嫡統)이라 할 수 있는 한암대원 선사의 재해석이 받침하고 있기에 이제껏 나온 <《대주선사어록》>강설집의 총결판이라 할 만하다.

대부분의 선사 어록이 입적한 뒤 일정 시간이 지나 후세인들에 의해 모아지고 편집된 데 비해 이 책은 대주 선사 자신이 직접 집필한 까닭에 오류나 가필의 위험에서 자유로운 큰 장점이 있다. 더구나 책의 서두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대주 스님은 마조도일 선사의 제자이며, 이 책은 그 두 분이 살아 있을 때 저술되었고, 마조 선사로부터 극찬의 인가를 받은 책이다.

《대주선사어록》은 그리 길지 않다. 더구나 한 편 한 편이 독립되어 있어 어느 쪽을 펼쳐서 보더라도 문맥이 엉키지 않고, 그 자체로 완결되어 있다. 그러면서도 전체적인 맥락이 흐트러지지 않았으며, 간결한 문장 속에 깨달음에 이르는 정수(精髓)가 그대로 드러나 있다.

《대주선사어록》은 사상적으로 남종선인 하택신회의 선사상을 계승한다. 따라서 대주 선사는 돈오선(頓悟禪) 사상의 영향을 크게 받아 어록집에서 주요 키워드로 제시해 보이고 있는 돈오(頓悟)의 관점에서 깨달음의 길을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 책에서 우리 시대의 선승, 한암 대원 선사는 말한다.

“목전에 일어나는 마음을 아는 것, 그것은 공부의 시작입니다. 거기서 다시 의심하여 나아가야 합니다.”

선 수행의 핵심은 가르침을 이끌어 줄 수 있는 선지식에 있다. 더구나 ‘단박 깨달음’이라는 돈오 수행은 스승의 가르침이 없으면 위험하기 그지없는 난행이 아닐 수 없다. 수행 과정의 곳곳에 도사리고 있는 유혹과 오판으로부터 누구도 자유롭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암대원 선사의 《대주선사어록 강설》은 그런 점에서 수행의 갈림길에서 헤매는 많은 수행자들에게 매우 요긴한 지침이 될 것이다.

지은이 소개

대주 혜해(大珠 慧海) 선사는 8세기 무렵 생존했던 당나라의 선승이다. 건주(建州) 사람으로, 속성은 주(朱) 씨이고, 대주(大珠) 화상 또는 대주혜해(大珠慧海)라고 불렸다. 월주(越州) 소흥(紹興) 대운사(大雲寺) 도지(道智) 법사를 따라 출가하여, 처음에는 경교(經敎)를 배워 깨달은 바가 있었다. 나중에 여러 지방을 다니다가 마조도일 선사를 참알했다. 마조 선사가 “네 집의 보배창고를 돌아보지 아니하고 집을 버리고 어지러이 돌아다니니 무엇을 하겠느냐?”고 한 말에 본성을 깨달아 6년 동안 마조를 섬겼다. 월주로 돌아가 《돈오입도요문론》 1권을 지었는데, 마조 선사가 이를 보고 “월주에 큰 구슬이 하나 있는데 참으로 둥글고 밝아서 그 빛이 자유자재로 비친다.”라고 말한 데서 대주(大珠) 화상이라는 별칭이 생겼다. 상·하 2권으로 된 《대주선사어록》에 《돈오입도요문론》과 《제방문인참문》이 전한다.

한암 대원(閒庵 大元) 선사는 1958년 경북 상주 남장사로 출가하여 혼해, 고봉, 석릉, 관응, 호경 스님 등으로부터 일대시교를 이수한 후 혼해混海 스님에게서 전강을 받았다. 그 후 상원사, 동화사, 해인사, 불국사, 통도사 등 전국 제방선원에서 정진하였고, 고암古庵 스님으로부터 전법을 받았다. 1986년 옛 제석사帝釋寺 터에 학림사鶴林寺를 세우고 납자를 위한 오등선원五燈禪院과 일반 불자들을 위한 시민선방을 열어 현재 선불교 대중화에 진력하고 있다. 2010~2011년에는 전국 수좌회 수석대표를 역임하였다.

불광출판사 / 상권 520면, 하권 280면 / 상권 3만 2000원, 하권 1만 8000원

출처 : 출판사 책 소개

  
 
中國 日本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