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불사 홈 > 소식 > 불자이야기
   “만화 주인공처럼 살고 싶어요” [불사이야기] 글자크게글자작게

 

“엄마, ‘포’는 어떻게 써? ‘소원’이 뭐지? 우리 집 ‘주소’는 어떻게 돼?”

소원지접수처 앞에서 어머니에게 조목조목 물어가며 소원지를 적어 내려가던 서현교(6) 군. 그의 자세와 소원지에 대한 간절함만을 두고 보면 여느 어른 못지않게 적극적이고 진지하다.

어머니, 누나, 이모와 함께 만불사을 찾은 현교 군은 도량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불사접수처를 향해 잰걸음을 재촉했다. 그리고 자신의 띠가 표시된 소원지 한 장을 꺼내들고 모르는 단어를 함께 온 어머니에게 물어가며 빈칸을 채워나갔다.

함께 온 가족들도 모르게 손으로 가려가며 소원을 적고 있던 현교 군에게 소원을 묻자 그는 “지금 누나가 다니고 있는 학교인 복지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게 소원이에요”라고 말했다. 아직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지 않은 현교 군에게 가방을 메고 아침마다 등교길에 나서는 누나가 무척 부러웠던 모양이다.

하지만 현교 군도 누나 못지 않게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이면 지역 ‘아기스포츠단’으로 등교(?)를 하기 때문이다. 현교 군은 그곳에서 여러 가지 운동도 배우고 공부도 한다. 그래서인지 한글 뿐 아니라 영어도 또래 아이들보다 잘 쓰고, 유창하다. 부지런함만을 놓고 보면 오히려 누나보다 현교 군이 더 부지런하다.

현교 군은 “‘건강한 것’또한 저의 소원 중에 하나에요”라며 빈칸을 찾아 자신의 소원을 한 가지 더 적었다. 자신이 아프면 엄마와 가족들 모두가 걱정을 하기 때문이다. 그런 측면에서 현교 군은 ‘효자(孝子)’라는 소리를 듣기에 충분했다.

자신의 말에 조금은 부끄러웠는지 고개를 얼른 고개를 숙이고 소원지 작성에 몰두한 현교 군. 아들의 소원을 못 들은 척 하던 어머니의 입가에는 어느덧 미소가 번지고 있었다.

그런 현교 군에게 ‘나중에는 무엇이 되고 싶냐’고 묻자 그는 대뜸 “강민이요”라고 외쳤다. ‘강민’이 누구냐는 질문에 옆에 있던 현교 군의 어머니는 “만화 주인공이에요. 무척 좋아하는 캐릭터이거든요”라며 현교 군을 거들었다.

소원이 많았던 현교 군은 “앞으로 부처님한테 자주 찾아와서 열심히 기도할 거예요”라고 웃음 지어 보였다.


서현교 군 / 경북 안동시 옥동
2008-07-09 / 3675
  
 
中國 日本 E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