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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회화실 ‘나한도·고승진영’로 전시물 교체 [문화] 글자크게글자작게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나한도·화담 경화 진영 등 전시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이 불교회화실 전시물을 나한도와 고승진영으로 전면 교체했다.

국립중앙박물관 불교회화실은 2005년 개관 이후 불교회화의 여러 분야를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전시를 해 왔으나, 작년 하반기부터는 불교회화의 내용을 보다 재미있고 깊이 있게 전달하기 위하여 교체전시 때마다 주제를 선정해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방식을 시도하고 있다. 이번에 전시되는 ‘나한도와 고승 진영’은 작년 하반기 ‘명부전의 불화’, 올해 상반기 ‘삼성각의 불화’에 이어 세 번째 주제이다.

나한은 부처의 제자로서 수행하여 해탈을 얻은 존재이다. 불화로는 주로 십육나한도와 오백나한도로 그려지며, 사찰의 나한전, 영산전 등에 봉안된다. 나한은 높은 신통력을 가졌다고 여겨져 기도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고승의 진영은 주인공이 입적한 뒤 오랜 시간이 지나 제작하거나 원본을 계속 옮겨 그리는 경우 실제 용모와는 멀어지는 경우도 많았지만, 대표적인 고승은 여러 사찰에서 진영을 제작하여 추모하였고, 스승의 진영을 그려 모심으로써 자신들의 법맥을 확인하였다.

이번 교체전시에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한도와 나한상, 고승 진영 등 15점이 전시된다. 특히 고려불화 오백나한도 두 점은 이번 전시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명품이다. 고려 1235∼1236년에 그려진 연작의 일부로 추정되는 이 오백나한도는 나한의 신통력을 빌어 외적을 물리치고 국가가 평안하기를 기원하던 고려시대의 나한 신앙을 잘 보여주고 있다. 현재 미국, 일본, 우리나라 등에 흩어져 남아 있는 것이 14점 정도인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 그 중 7점으로 가장 많은 수를 자랑한다. 세월의 흔적으로 바래고 어두워진 이 고려불화 오백나한도는 보존을 위하여 꼭 필요한 전시에만 아껴 선보이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는 ‘제170 혜군고존자(慧軍高尊者)’와 ‘제357 의통존자(義通尊者)’가 전시된다.

고승 진영으로는 임진왜란 3대 의승장의 한 분이었던 기허 영규(騎虛 靈圭, ?-1592) 스님과 편양 언기(鞭羊 彦機, 1581∼1644)의 법손 화담 경화(華潭敬和, 1786∼1848) 스님 등의 진영이 눈길을 끈다. ‘화담 경화 진영’은 마치 경전을 읽다가 잠깐 얼굴을 든 듯 펼쳐진 책 위에 안경을 벗어 놓은 모습으로 그려져, 그의 높은 학식을 강조하고자 한 의도가 엿보인다. 달마 대사(?-536)와 고려 말기 불교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지공(指空) 화상(?~1363) 등 다른 나라 스님들의 진영도 소개된다. ‘지공화상 진영’은 보통 승려들과 달리 관을 쓴 모습으로 그려진다. 금어 무경 관주(無鏡 觀周, 19세기)의 진영은 박물관이 2010년에 구입해 이번 교체전시에서 처음 선보이는 작품이다.

<사진> 지공화상 진영(조선 후기, 101.5×63.6cm·왼쪽)과 화담당 대선사 진영(조선 후기, 110.0×77.4cm)

2012-09-19 / 3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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