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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행렬 멈추기 위해 종교인들이 나섰다 [종합] 글자크게글자작게

 
종교계 33인 원탁회의 17일 호소문·100일 국민실천계획 발표

쌍용자동차 사태 등 사회갈등으로 인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종교인들이 나섰다.

불교, 개신교, 천주교, 천도교, 원불교 등 우리나라 주요 종교 종교인과 평신도 33인은 9월 17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천도교 수운회관에서 원탁회의를 갖고, ‘사랑합니다. 함께 삽시다!’를 슬로건으로 국민운탁회의, 대화순례, 국민행진, 기도와 모금 등 100일 국민실천 계획을 발표했다.

이들은 원탁회의 후 탑골 공원으로 이동해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33인은 호소문에서 쌍용자동차 사태를 사회화합과 통합의 관점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종교계가 적극 나설 것임을 천명하고, 생명이 죽어가고 있는데도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지 못한 무심함을 반성하며 더 이상의 죽음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국민, 정부, 정치권, 기업에 더 이상의 죽음을 막고 해고 노동자들이 일터로 돌아갈 수 있기를 호소했다.

이날 원탁회의에 참여한 5대 종교는 지난 5월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쌍용차희생자를 위한 천도재와 법회를 여는 등 쌍용차 문제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종교인 33인 원탁회의 명단
불교
△도법스님(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법광스님(조계종 사회부장) △종호스님(조계종 노동위원회 위원장) △퇴휴스님(불교시민사회네크워크 상임대표) △일운스님(조계종 중앙종회의원) 개신교 △이해학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인명진 목사(갈릴리 교회) △금영균 목사(인권목회자동지회 대표) △김동환 목사(정의평화를 위한 기독교연대 공동대표) △박성용 목사(비폭력 평화물결 대표) △양재성 목사(기독교 환경연대 사무총장) △이훈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 △조헌정 목사(예수살리기 대표) 천주교 △황상근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원로사제) △박동호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박정우 신부(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총무) △변승식 신부(천주교 의정부교구) △양비안네 수녀(서울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천도교 △이우원(천도교 한울연대 상임대표) △김인환(개벽하는 사람들 상임대표) △윤태원(청년회 생명평화위원장) △김용휘(천도교 한울연대 사무총장) 원불교 △강해윤 교무(원불교 환경연대 상임대표) △김선명 교무(원불교 환경연대 공동대표) △정상덕 교무(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공동대표) △최서연 교무(원불교 사회개벽교무단 공동대표) △오광성 교무(영광핵발전소 안정성확보를 위한 원불교 대책위 집행위원장) 평신도 △정해숙(前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윤여준(평화재단 교육원 원장) △오강남 교수(캐나다 리지아나대학교 비종교학 교수) △강대인(대화문화아카데미 원장) △김형태(변호사) △최홍준(천주교 평신도 사도직협의회 회장) △윤석인 박사(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상임위원)

다음은 이날 발표한 대국민 호소문 전문.

사랑합니다, 함께 삽시다!
-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1백일 국민 실천을 시작하며 -

지금 우리사회 곳곳에는 불신과 대립, 두려움과 분노가 빚어낸 죽음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습니다. 어린 학생들이, 노인들이, 노동자와 그 가족들이 고통과 절망을 못이겨 스스로 목숨을 던지고 있습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경쟁이 필요하다고 여겼고, 대립과 갈등이 때론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것이 도리어 생명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대체 얼마나 많은 우리의 이웃들이 죽어갔습니까? 얼마나 더 오랫동안 이 죽음의 행렬이 계속되어야 합니까?

죽어간 이들 모두는 국민의 사랑하는 아들 딸 이요, 아내이자 남편들이기에, 죽음의 행렬을 그들만의 일이라 생각한 이는 아무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종교인들 또한 그러했습니다. 그들이 생명을 던져서라도 벗고자 했던 삶의 무게를 나눠지지 못한 것이 죄스럽고 미안하였습니다.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얼마나 깊이 의지하여 존재하는지, 왜 함께 살아야 하는지를 알리고, 보다 적극적으로 손 내밀지 못한 것이 부끄러웠습니다.

많이 늦었습니다. 국민 여러분께 염치없고 송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 만은 없습니다. 지난 5월 5대종교 수장들이 죽음의 행렬을 멈추자고 국민들께 호소한바 있습니다. 이제 그 길을 본격적으로 열어보고자 합니다. 우리 종교인들부터 이웃들의 고통을 귀 기울여 듣고, 보듬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다툼과 갈등이 있는 곳에 뛰어들어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이 상대를 배제하고 이기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보다 열린 마음으로 대화할 수 있도록, 그래서 다름을 인정하고 소통하는 건강한 씨앗이 뿌려질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이곳 탑골공원은 1백여년전 33인의 종교계 인사들이 조선 독립을 위해 떨쳐 일어나, 전세계 비폭력 평화운동의 새 장을 열었던 곳입니다. 우리는 그 때만큼이나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오늘부터 1백일 동안 함께 걷고, 대화하며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공동체의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도움이 절실한 이들에게는 종교계가 함께 마음을 모아 적극적으로 돕겠습니다. 스물 두 분의 고귀한 목숨이 희생된 쌍용자동차에서 먼저 죽음의 행렬이 멈추어질 수 있도록 온 정성을 기울이겠습니다.

개인적인 성찰과 나눔에만 머무르지 않겠습니다. 사회제도와 정책이 죽음의 행렬을 멈추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각계의 당사자들에게 정성을 다해 호소하고 청하겠습니다. 생명의 존엄이 정파의 이익이나 이념보다 존중되도록 개인 과제와 사회 과제를 잘 가려내고 뽑아내어 공동체와 개인이 함께 노력하는 흐름을 만들어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이제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해 국민들이 나서 주십시오. 삶에 지치고 고단한 이웃들에게 ‘사랑합니다, 함께 삽시다!’라고 따뜻이 말 건네며, 손을 붙잡아 주십시오. 우리 모두의 바람인 사회통합의 진정한 길을 삶의 현장에서 열어 주십시오. 갈등과 대립이 없는 세상은 만들기 어렵겠지만, 갈등과 대립이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세상은 만들 수 있습니다. 경쟁이 없는 세상은 만들기 어렵겠지만, 공존의 숲에서 평화롭게 경쟁하는 세상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국민의 뜻만 모아진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입니다.


죽음의 행렬을 멈춥시다!
사랑합니다, 함께 삽시다!
국민여러분이 희망입니다!

2012년 9월 17일

죽음의 행렬을 멈추기 위한 종교계 33인

이해학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인명진 목사(갈릴리 교회), 도법스님(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위원장), 법광스님(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 사회부장), 황상근 신부(천주교 인천교구 원로사제), 박동호 신부(천주교 서울대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우원(천도교 한울연대 상임대표), 김용휘(천도교 한울연대 사무총장), 강해윤 교무(원불교 환경연대 상임대표), 김선명 교무(원불교 환경연대 공동대표), 정해숙(前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윤여준(평화재단 교육원 원장) 외 22명.

2012-09-20 / 3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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